출처: Theblock

지난 11일, 미국 SEC가 유니스왑에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발부했습니다. 웰스 노티스란 SEC가 정식으로 소송을 진행하기 전 잠정 피의자에게 사전 해명 기회를 주는 통지서로, 이것이 발부되었다는 것은 곧 SEC와의 소송전이 임박했다는 뜻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즉시 유니스왑의 고유자산인 유니스왑(UNI)의 가격은 $11선에서 $9까지 약 18% 하락했습니다.   

출처: Coingecko (4/12 06:00)

SEC가 어떤 혐의로 유니스왑을 기소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리플, 코인베이스, 크라켄 등에 대한 지금까지 SEC의 소송 행태로 보아 유니스왑에도 미등록 증권 판매 관련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합니다. 

유니스왑의 파운더인 Hayden Adams는 X(구 트위터)에 “놀랍지 않습니다. 짜증나고, 실망스럽고, 싸울 준비가 되었을 뿐입니다. 저는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 합법적이며 우리가 하는 일이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고 확신합니다. SEC가 정보에 입각한 명확한 규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유니스왑이나 코인베이스와 같이 오랫동안 선량하게 운영된 업체를 공격하는 데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FTX와 같은 악의적인 행위자는 그냥 보내줬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어지는 장문의 글에서 그는 “SEC의 사명은 ‘투자자를 보호하고, 공정하고 질서 있고 효율적인 시장을 유지하며, 자본 형성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고귀한 사명입니다. 저는 유니스왑이 그것을 SEC보다 훨씬 더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유는 싸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디파이도 싸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SEC를 비판하며 긴 소송전도 불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Hayden Adams의 X

또한 유니스왑은 자사 블로그에 “Fighting for DeFi”라는 글을 게시하며 SEC는 투자계약으로 분류된 자산에만 관할권이 있다는 점, 유니스왑은 증권거래소가 아니라는 점, UNI 토큰이 증권판매가 아니라는 점 등을 판례들과 함께 게시하며 SEC의 소송 시도의 부당함을 비판했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은 작년 3월에도 있었습니다. SEC가 코인베이스에 웰스 노티스를 발부했을 때, 코인베이스의 CLO인 Paul Grewal은 즉시 “SEC에 미국인을 위한 합리적인 암호화폐 규정을 요청했다. 법적 위협이 돌아왔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며 “우리는 우리의 자산과 서비스의 적법성을 확신하며, 필요하다면 우리가 주장해 온 명확성을 제공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SEC의 관여가 공정하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환영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처: 코인베이스 블로그 

감독 당국의 행정 절차에 대해 민간 기업이 맹렬하게 ‘반기’를 드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보기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검찰의 기소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서 피소될 수 있는 조직과 개인이 인터넷에서 여론전을 펼치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는 금기에 가깝습니다.

그와 달리 미국에서는 “우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니 법원의 판단을 받자”라는 ‘당당한 반박’이 자주 보입니다. 특히, SEC vs 코인베이스 사건에서 뉴욕 남부지방법원이 코인베이스의 Wallet 서비스는 브로커리지가 아니라고 판결(2024/3/27)했기에, 유니스왑과 가상자산 진영의 ‘당당함’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크립토를 지키자(Stand With Crypto)”라는 X 계정은 유니스왑 사건과 이에 대한 코인베이스 CLO의 의견을 언급하며 상하원 의원들에게 의견을 전하라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임박한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출처: Stand With Crypto X

미국 법원은 SEC의 많은 주장과 요청을 기각했고, 미국의 가상자산 업계는 합법적으로 SEC와 싸우는 방법을 터득해 가고 있습니다. SEC의 전방위적 소송 남발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유니스왑에 대한 소송도 경과를 지켜 봐야 하겠지만, SEC가 완승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민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