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radingview(한 주간 BTC, QQQ, SPY, DJI 가격 추이)
상승세에 영향을 준 것은 휴전 발표만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시간 25일 새벽, 연준이 발표한 SLR(보완 레버리지 비율) 규제 완화 제안이 시장에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은행 규제 완화를 넘어서, 사실상 양적완화의 성격을 띠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준의 SLR 규제 완화는 대형 은행들이 미국 국채 매입 시 자본 요구사항을 대폭 낮춰주는 조치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국채 시장 거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금리 인하 없이도 금융 시스템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는 국채 뿐 아니라 위험자산에 대한 수요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제 완화안에 반대표를 던진 Michael Barr 이사는 "은행들은 국채 중개량을 의미 있게 증가시키기보다는 주주들에게 자본을 배분하거나 가장 높은 수익 활동에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SLR 완화 발표 이후 비트코인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6월 26일 한때 $108k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규제 완화로 예상되는 자기자본비율 요건 감소 규모는 상당합니다. 로이터에 따르면, 대형 은행의 예금 기관 자회사들은 평균 27% 감소(약 2,130억 달러), 글로벌 은행 지주회사들은 1.4%의 감소(약 130억 달러)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가지 더 주목할 만한 것은 백악관 관계자가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축적 계획(accumulation plan)을 가지고 있다"고 발언한 것입니다. 6월 26일 이루어진 이 발언은 그동안 추측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전략자산(SBR) 정책이 구체화될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미 3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을 통해 ’비트코인 전략자산(SBR) 설립’이 공식화된 바 있습니다. 이 행정명령은 많은 기대를 일으켰지만, 미국 연방정부가 언제, 어떻게, 어느 예산으로, 얼마나 비트코인을 매수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백악관 디지털자산 위원회의 Deputy Director인 Patrick Witt의 ‘비트코인 축적 계획’ 언급은 계획이 현재 만들어져 있으며 발표만 남았다고 해석될 수도 있어, 시장에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6월 25일, 연방주택금융청(FHFA) 국장 William J. Pulte가 비트코인과 기타 승인된 가상자산을 모기지 자산으로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중요한 이정표입니다. 그는 "미국을 ‘crypto capital’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에 따라,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이 가상자산을 모기지 자산으로 계산하도록 지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가상자산이 현금, 주식, 채권과 동등한 수준의 자산으로 인정받게 됨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여러 악재에 시달려왔습니다. 1-2분기에는 트럼프의 ‘관세 전쟁’, 6월에는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이 격화되면서 비트코인은 상당한 하락압력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종합해보면, 아직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작되지 않았지만 SLR 완화를 통한 ‘스텔스 양적완화’가 이미 시작되었고, 미국 연방정부의 비트코인 전략자산 기대감도 다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연준도 올 가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유동성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더리움 ETF 스테이킹 제안도 SEC 검토를 받고 있으며, XRP, SOL 등 주요 알트코인들의 현물 ETF 승인 확률이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도 최근 법안 통과와 함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결합되면 관세 전쟁과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해 억눌려 있던 ‘bull cycle’이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중동 전쟁 초기와 마찬가지로 전망이 희망적일 때 예상치 못한 거시경제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최근 자산시장이 거시경제 변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데이터나 고용지표 등이 예상과 다를 경우 급격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적 호재들을 주시하되, 동시에 충분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예상치 못한 변동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민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