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Coinmarketcap

4월 30일에 홍콩 증시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반 현물 ETF가 거래를 시작했지만, 중국 본토 자금 유입은 없었고, 미국 시장에 비해 거래금액은 저조했습니다. 5월 1일에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순유출이 5억 달러 이상으로 집계되었으며, 블랙록의 IBIT도 처음으로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비트코인 기반 ETF의 마이너스 실적과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닭과 달걀 같은 관계입니다. 이렇게 비트코인 가격이 고점($73k) 대비 20% 가까이 하락하자 언론에서 ‘2021년 폭락장 재현 가능성' 등을 언급하기 시작했으며,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은 비트코인 가격 하방이 $50k까지 열려 있다는 분석을 내기도 했습니다.

결국 또 금리입니다. 한국시간 2일 새벽 3시에 있었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시장에는 금리 인하 연기 예측이 팽배했으며, 심지어는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30일 저녁에는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7월에 첫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으며 웰스파고는 9월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12월에야 첫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는 내용의 CNN 보도도 있었습니다. 2일 새벽에 금리 동결 또는 인상 결정이 알려지기 전 불안감에 매도압력이 증가하여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작년 초부터 비트코인은 장기간 상승을 시작했으며, 특히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안은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습니다. 지난 몇 달간의 상승폭을 생각해 보면 이번 주의 조정폭은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 정도의 조정이 올해 처음인 것도 아닙니다. ETF가 승인될 즈음인 올해 1월 11일부터 23일까지는 $49k에서 $39k까지 약 21%, 3월 14일부터 20일까지는 $74k에서 $60k까지 약 19% 조정이 있었습니다. 4월 23일의 $67에서 5월 2일의 $56k까지의 16% 조정보다 더 큰 조정이었습니다.

출처: Raoul Pal X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블랙록의 Digital Asset Head인 Robert Mitchnick은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국부펀드, 연금, 기금(sovereign wealth funds, pension funds and endowments)의 비트코인 ETF 시장 진입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지난 주 뉴스레터에 말씀드린 모건스탠리의 판매 전략 수정에 이어 또다른 고객층으로 시장이 확장되는 것입니다.

지난 1일에 SEC에 접수된 13F 서식에 따르면 HSBC에 이어 유럽 자산규모 순위 2위 은행인 BNP 파리바가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규모는 4만 달러 정도로 크지 않지만, 글로벌 은행이 비트코인을 현물 ETF를 통해 매수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SEC의 13F 서식을 통해 미국 등 기관들이 비트코인 ETF를 매수한 사실들이 더 많이 알려지면서 기관과 대중의 인식 또한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출처: Bitcoin Magazine X, SEC

사실 2일 새벽 3시에 있었던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기자 회견 내용은 ‘매’보다는 ‘비둘기’에 가까웠습니다. 6월부터 양적 긴축(QT) 속도를 완화하며, 구체적으로는 국채 월 상환 한도를 기존 $60b에서 $25b로 감축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발언이 있기 전 변동성에 민감한 가상자산 시장은 지레 겁을 먹고 조정세를 보였지만, 2일 밤부터는 다시 반등하고 있습니다.

금리와 중동 전쟁, 5월 말 이더리움 ETF 승인 여부 등 아직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상존합니다. 그러나 크립토퀀트의 주기영 대표에 의하면, 반감기 이후 수익이 2023년 초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의 항복(capitulation: 채굴업자들이 사업 유지 등을 위해 보유 물량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현상)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채굴업자들은 우상향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합니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민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