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Tradingview (한 주간 BTC, ETH, XRP, SOL 가격 추이)

출처: Fedwatch (9월 금리 예측)

비트코인은 몇 달째 $120k를 돌파하지 못하고 있고, 이더리움도 $4.5k 선에서 지지부진합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상승 후 정체가 이어지자 시장에서는 ‘알트코인 불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아직 확신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비트코인의 상승이 끝났는지 확신할 수 없고, 두 번째 이유는 시장의 역학이 이전 사이클과 매우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 상승 여력의 경우, 금리 인하 여부에 상관 없이 큰 호재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바로 미국 연방정부의 전략준비자산(SBR) 매수 계획 발표입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3월 행정명령으로 비트코인을 이미 전략자산으로 지정했고, 그 이후로도 여러 경로를 통해 매수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메세지를 냈습니다. 지난 7월 말 백악관 리포트가 나왔을 때 비트코인 가격이 소폭 급락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매수 계획에 대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인데, 이는 시장의 기대감을 방증합니다.

미 연방정부의 매수 계획 공개는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인 호재가 될 뿐 아니라, 미국의 금융기관, 연기금, 더 나아가 타국 정부 및 국부펀드 등의 시장 참여까지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이 경쟁에 참여해 ‘비트코인 우주경쟁(bitcoin space race)’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이벤트가 아직 ‘일시 미정’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에, 비트코인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었다고 가정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시장 역학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전 사이클에서는 크립토 시장과 전통금융(TradFi) 시장이 분리되어 있었고, 크립토 시장 안에서만 움직이는 유동성이 비트코인 상승 후 이더리움 등 메이저 알트코인으로 넘어와 상승세를 만들고, 그 후 저시총(low cap) 프로젝트로 이동하며 상승 사이클 끝무렵에 저시총 자산의 폭등세가 나타나는 것이 패턴이었습니다. 

그런데, 작년 초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이 구조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2024년부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주된 동력은 미국 증시를 통한 ETF 자금 유입이며, 이 유동성은 과거처럼 비트코인 상승 후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으로 ‘넘어온다’라고 가정할 수 없습니다. 최근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디파이 생태계 확장 기대감, 스테이킹 현물 ETF 승인 기대감 등으로 이더리움 가격 상승과 함께 일부 자금이 비트코인에서 이더리움으로 이동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전 사이클과 같은 ‘알트코인 순환상승’이 올 것이라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DAT(Digital Asset Treasury) 기업들이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최근 솔라나의 상승세가 BTC, ETH, XRP 등을 상회하고 있는데, 솔라나 DAT 전략 도입을 발표한 기업들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출처: Tradingview (한 달간 BTC, ETH, XRP, SOL 가격 추이)

Forward Industries(NASDAQ: FORD)가 솔라나 DAT를 위해 $1.65b 규모의 자금 모집을 시작했다는 보도가 8일에 있었고, $94m 규모의 SOL을 보유한 캐나다 기업 SOL Strategies(NASDAQ: STKE)는 9월 10일에 나스닥에서 거래가 시작되었습니다. 

미 증시 상장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매수하는 DAT 전략은 사실상 크립토의 증시 우회상장입니다.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현물 ETF 승인보다 훨씬 쉬우며,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NAV)에 배수(mNAV)도 주가에 반영됩니다. BTC와 ETH 위주로 진행되던 DAT 전략들이 SOL 등 알트코인으로 번지면서, 마치 이전 사이클에서 있었던 비트코인, 이더리움, 메이저 알트코인의 순환 상승을 재현하는 듯한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사이클의 새로운 알트코인 불장의 시초가 될지, 또는 이전 사이클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지는 아직 모릅니다. 금리 인하는 이제 시작할 예정이지만, 달러 유동성(M2)은 이미 사상 최고치입니다. 비트코인 전략준비자산(SBR) 매수계획은 언제 발표될 지 모르고, SEC는 ‘금융의 온체인화’를 천명한 상태이며, 글로벌 금융기관들과 대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지만, 어쩌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그리고 저시총 알트코인들이 동반 상승하는 역대급 ‘불장’이 올 지도 모릅니다.

코빗 리서치센터 김민승

2025 매일경제 컨퍼런스 시리즈 1: 자산화·토큰화·거래화의 길

매일경제신문과 Mblock은 가상자산 시장의 미래를 모색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25년 9월 3일 「2025 매일경제 가상자산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당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요 내용을 정리해 시리즈로 발간하고자 한다. 첫 번째 시리즈에서는 안창국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이 전한 주제 발표 내용을 요약하고 이에 대한 당사의 의견을 공유한다. 발표 제목은 ‘디지털 자산의 진화와 금융(업)'으로 전통금융과 가상자산의 융합 및 제도적 과제에 대한 폭넓은 분석과 전망을 포함하고 있다. 본 리포트에서는 금융과 가상자산의 접점, 해외 가상자산 규제 정립 사례, 그리고 한국이 직면한 과제 등 세 가지 핵심 포인트를 중심으로 내용을 정리하였다.

2025-09-10 / 코빗리서치 134회